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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가격 폭락?

바싹누룽지 2023. 1. 18. 15:15

양쪽 입장차이

한우 농가와 소비자들은 '한우 가격이 폭락했다'는 말을 듣고  180도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우 농가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정도로 심각한 위기"라고 말을 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우는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한우 가격을 놓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인식 차이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

한우 도매가격은 실제로는 급락했습니다. 1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6일 기준 6~7개월 된 암송아지의 경매가격은 197만 6000원, 수송아지는 290만 4000원입니다.

1년 전보다 각각 32.7%, 26.2%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한우 1등급 등심 도매가격은 16일 기준 kg당 5만 5642원이고 약 1년 전인 지난해 1월 17일 6만 7940원과 비교하면 18.1% 하락했습니다.

 

생산물 가는 30% 안팎, 도매물가는 20% 가까이 떨어졌지만 소비자가격의 변동폭은 이보다 적습니다. 지난 16일 1등급 한우 등심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kg당 9만 8640원으로 1년 전(11만 2510원)보다 12.3% 하락했습니다. 한우 농가입장은 폭락이 맞고  소비자에게는 소폭 하락한 순준입니다.

 

한우농가의 비극

한우 도매가격의 급격한 하락에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한우협회에 따르면 우시장이 열린 13일 경북 예천에서 한우 농가를 운영하는 농민이  축사를 새로 지으면서 많은 빚을 냈고, 최근 금리 인상과 사료비 급등 등으로 힘들었는데 한우가격이 폭락하면서 경영난이 더 심해지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생산가격 하락을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매가격뿐만 아니라 음식점의 가격표도 한우 가격 하락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서울 중구에서 한우전문점을 운영하는 최 모 씨는 한우 가격이 몇 달째 하락해도 외식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하며 2년째 가격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하며 도매가격이 올라도 가격을 올리지 못했는데 내린다고 바로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한우협회 등은 원인으로 복잡한 유통 시스템을 말합니다.

한우농가들은 우시장에서 소를 경매로 팔고  도매상들은 소를 부위가  아닌 "마리" 단위로 구입하고  구입한 소는 도축 후 판매를 합니다. 

도축도 인건비와 물류비가 유통비로 추가되어 돈이 듭니다.

 

소 한 마리를 사서 각종 부산물을 제거한 뒤 고기로 팔 수 있는 부품의 60~66%  정도입니다. 유통 가격은 부품별로 천차만별입니다. 비싼 등심 같은 부위는 전체의 8% 미만이고 소 경매가가 떨어져도 등심 가격은 유통업체가 마진을 남길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낮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복잡한 유통시스템

도매상 등 유통업체들은 중간 유통과정에 산지가격 변화를 즉각 반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말합니다.

산지가격이 급등했을 때도 당장 소비자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마진을 적게 남기며 장사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과거 경험과 미래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하기 때문에 유통이 생산지역 가격에 요동쳐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경기도에서 15년째 축산물 유통업을 하고 있는 신모(50)씨는 "산지 가격이 유통가격에 직접 반영되면 중간 도매상들은 불확실성을 안고 사업을 해야 한다 이는 유통 환경 자체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물가가 치솟고 때로는 급락하는 경우가 있어 중간 수준에서 가격을 맞추는 것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우협회는 장기적으로 '도매가격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정부는 회의적입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가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거나 내릴 수 없다. 시장에 의해 결정되며 정부는 협조를 구하고 있다. 공급조절, 소비촉진, 사육·해운구조 개선 등 중장기 계획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우농가는 대책 마련에 별 진전이 없자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으로 가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대처방안?

농식품부는 또 소 가격 하락에도 소비자가격 인하에 인색한 대형마트에 대해 연구용역을 벌여 판매가격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농협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소비자 할인 쿠폰 제공 등 대대적인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한 지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